버리지 못한 책들의 목록이 곧 나의 10년이었다. 독서라는 취미는 결국 자기 흔적을 쌓는 일이다.
스콘을 굽기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. 지금은 눈감고도 레시피를 알 것 같다.
나비, 별이, 구름이. 세 마리와 함께 사는 집은 고요하지 않다. 하지만 혼자였을 때보다 외롭지 않다.
바늘을 올려놓는 그 정적이 곧 음악의 시작이다.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의식.
30㎝짜리 화분 하나로 시작한 도시 농부의 봄. 기다림이란 이런 맛이었구나.
봄 한강은 강아지들의 계절이다. 뭉치는 오늘 처음으로 목줄 없이 뛰어다녔다.
효율과 가장 먼 취미. 그래서 좋다. 실 한 가닥에서 시작된 조용한 계절의 기록.
3년 차 집사. 고양이를 키운다고 생각했는데, 알고 보니 내가 키워지고 있었다.
맑은 날만 사진을 찍던 내가 흐린 날을 기다리게 된 이유. 필름 네 롤의 기록.
혼자 달리다 3개월 만에 그만뒀다가, 같이 달리면서 다시 시작했다.
사람 얼굴 그리기를 60일 동안 피해왔다. 오늘은 거울 앞에 앉았다.
크림 없이, 달걀과 치즈만으로 소스를 만드는 데 한 달이 걸렸다.
한 번도 쉬지 않고 10km. 6개월 전에는 3km도 힘들었다. 기록보다 감각이 달라졌다.
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. 같은 사건을 세 번 보면서 세 번 다 울었다.
사진보다 느리고 글보다 불정확하다. 하지만 수채화로만 담을 수 있는 것이 있다.
새벽 4시에 집을 나섰다. 북한산 백운봉에서 보는 일출은 매번 처음처럼 좋다.
버터, 마늘, 타임. 팬 하나와 고기 한 덩어리로 만드는 최고의 금요일 밤.
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야기. 이민진 작가가 4세대 재일교포 가족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써내려간 방식이 놀랍다.
토이푸들 두부를 입양한 지 2년이 됐다. 두부가 나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해.